법대생이나 사법연수원생들이 머릿속에 그리는 전형적인 국제변호사의
모습이 바로 금융변호사다.

단정한 헤어스타일, 깔끔한 검정색 싱글수트차림에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한손에는 007가방을 들고 뉴욕발 파리행 비행기에 오르는 젠틀맨.

가방안에 든 서류의 숫자 하나하나는 곧바로 돈을 의미하며 머릿속에는
첨단금융기법들로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섬세하고 꼼꼼하다못해 조금은 차갑게 느껴지는 사람들.

이들이 하는 일은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해외차입 해외증권발행 등
자금조달과정에서 계약서를 작성, 검토하고 그밖의 법적인 모든 문제에
대해 자문을 맡는 것이다.

때로는 첨단금융기법을 고안해 저리의 대규모 차입을 성사시키기도 하고,
거대한 사회간접자본프로젝트를 가능케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지휘하기도 한다.

요컨대 금융변호사들은 또다른 의미의 뱅커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해외유학파인 이들은 국제적인 금융거래과정에서 의뢰인들의
법률수요에 맞춰 전문성을 키우다보니 "금융변호사"하면 곧 "국제금융
변호사"의 이미지가 굳어지게 됐다.

로펌에서 금융 변호사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당장은 기업활동이 부진해 본연의 역할이 사그러들고 회사정리에 따른
채권문제 등 부수적인 업무로 바쁜 형편이지만 어쨌든 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김&장은 설립초기부터 금융업무를 키워와 이제는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로펌으로 평가받고 있다.

30여명의 금융변호사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재후 김영무 장수길 변호사
등 1세대의 바로 다음세대에 속하는 정계성 변호사가 금융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조대연 변호사, 유러머니지에
선정됐던 박준 변호사(증권 파생금융상품), 박수만(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
허익렬(일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 석광현 조영균 변호사 등 쟁쟁한
변호사들이 포진해있다.

금융분쟁은 정진영 신필종 이현철 김철만 변호사가 다루고 있다.

한미합동은 전통적으로 금융부문에서 강세를 보여온 곳.

역시 유러머니지에도 소개됐던 김수창 변호사가 금융을 총괄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전문가이면서 항공기금융 일반뱅킹 증권 등을 맡고 있는
이미현 변호사를 비롯 정우영(선박금융) 한원규(증권 파생상품 SOC프로젝트)
김동은(SOC프로젝트 일반뱅킹) 허범(증권 파생상품 프로젝트파이낸스)
변호사등 15명 가량의 변호사들이 금융분야를 커버한다.

법무법인 세종은 증권시장의 국제화에 발맞춰 증권분야에 특히 역점을
두고 성장한 로펌으로 꼽힌다.

국내최초로 미국에서 증권거래법 박사학위를 딴 신영무 변호사는
이 분야의 개척자다.

현재 금융팀장은 허창복 변호사가 맡고 있으며 최병선 심인숙(유학중)
오종한 김용호 변호사, 미국스탠퍼드대 경제학박사인 이종구 변호사,
김상만 황호석 오재원 변호사 등 15명 정도의 변호사들로 구성돼있다.

태평양은 이른바 "빅4"중 가장 늦게 금융분야에 손댄 곳에 속한다.

연수원14기인 이근병 변호사를 팀장으로 7명의 한국변호사와 2명의
미국변호사로 구성돼있다.

한미합동출신의 김형돈 조영준 변호사,서동우 정의종 양시경 이준기
변호사, 김동언 이은아 변호사등 미국변호사들이 활약하고 있다.

이들 빅4외에 지금은 다소 위축됐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70년대말,
80년대 초반까지 김&장과 어깨를 나란히 겨룰만큼 활약했던 김, 신&유와
김, 장&리도 꼽아볼 만한 곳이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