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산업은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인한 소비심리의 냉각으로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재래시장등 업종 구분없이 극심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엔 매출이 20%가량 줄어들 것이란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통산업의 전망을 어둡게하는 첫번째 요인은 소득의 감소다.

임금동결과 물가상승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해고나 직업전환으로 명목소득마저 줄어들게 뻔하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부들은 올해 가구총소득이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두번째는 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저축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IMF한파가 각가정의 문턱까지 들이닥치면서 주부들은 저축을 늘리려하고
있다.

장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은행의 저축이자율이 연20%를 넘고있어 저축유인은 더욱 커질게 분명하다.

시중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IMF는 우리정부에 물가를 5%로 억제하라고
주문하고 있어 정부로서는 통화를 초긴축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결과는 이자율상승과 저축증가로 나타날게 뻔하다.

소비는 그만큼 더 감소한다는 얘기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주부들이 이번 IMF불황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한2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단단히 준비한다는 점이다.

소비행동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란 사실을 예고하는 대목이고 이런
냉각소비가 2년정도 지속되면 심리적 "소비공황"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년뒤에는 정부가 경기진작을 위해 소비촉진책도 마련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지 모를 정도로 소비심리가 급랭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소비항목별로는 그동안 과소비의 상징중 하나로 인식돼온 외식에서부터
옷등 의류비, 각종 가전제품과 자동차등 내구재의 소비가 특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 레저비용과 식탁의 반찬가짓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조사에서 주부들은 식료품비를 60% 줄이겠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이같은 소비행태변화를 감안할 때 백화점 할인점 슈퍼를
가리지않고 소매업 전업태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업태별로는 고급소비의 대명사격인 백화점이 특히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업계는 내년 매출이 20%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광고비와
인건비절감, 신규점포 출점유예, 연중영업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할인점도 타격을 입겠지만 백화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할인점업계는 백화점고객이 대거 "전향"해올 경우 매출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할인점도 동네슈퍼마켓보다는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할인점은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구매액)가 2만원으로 슈퍼마켓(1만원이하)
보다 훨씬 높다.

따라서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살때는 유리할지 몰라도 절대소비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선 굳이 할인점까지 갈 필요없이 가까운 슈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객단가가 2천원에 불과하고 상대적으로 소득소비탄력성이 적은
젊은층을 상대하는 편의점은 경기에 다소 중립적인 지역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의 오충걸 연구위원은 "올해 유통업은 업태구분없이
불황의 골에 빠지고 타격의 정도는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등의 순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