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미.일.유럽 등 서방의 대한 채권은행단은 신디케이션을 구성,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국채)인수 등의 방법을 통해 신규차관을 공여키로 했다.

또 한국 금융기관 및 기업들이 안고 있는 1천여억달러의 빚중 상당부분의
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했다.

채권은행단은 JP모건은행 주재로 29~30일 이틀간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
했다고 소식통이 이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일본 영국 네덜란드 독일 미국의 은행들은 더 이상 한국에
대한 대출한도(credit line)를 줄이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추가
지원 액수와 은행간 분담 방안 등은 실무접촉을 통해 확정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신규차관규모는 1백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상환유예 규모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내년 1월말까지 최대 1백50억달러
상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의에는 JP모건과 체이스맨해튼, 시티, 퍼스트시카고, 메릴린치 등
미국계 은행들 외에 도쿄미쓰비시(일본), 소시에테제네랄(프랑스),
도이체방크(독일), HSBC홀딩(영국), 방카코메르시알레이탈리아나(이탈리아),
몬트리올은행(캐나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캐나다), 스위스뱅크(스위스)
등 대 한국 채권은행들이 거의 참석했다.

이들 은행단은 이날 회의를 마친뒤 공동 발표문을 채택,"한국 경제가 건실
하며 다만 단기 외채가 과도함으로 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을 뿐이라는데
견해를 같이했다"며 "한국이 국제 자본시장에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한국의 단기 유동성 부담을 덜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의 5대 투자은행(증권사)들은 이날 오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FRB)에서 회의를 갖고 한국 금융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키로
합의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