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금융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국내무역업체들이 바이어를 빼앗길 위험을
무릎쓰고서도 자금이 풍부한 일본상사를 끌어들여 수출입을 대행시키는
고육책을 쓰고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종합상사등 무역업체들은 시중은행을
통한수출입결제시스템이 붕괴되자 일본종합상사를 통한 신용장개설과
삼국간 거래를 하는 편법을 쓰고있다.

S상사는 동남아에서 오더가 왔으나 바이어가 일람불결제를 꺼려 상담이
어렵게되자 평소 거래가 있는 일본상사에 의뢰해서 거래를 성사시켰다.

일본상사는 국내상사로부터 커미션을 챙기는대신 동남아수입상에게
유전스 신용장을 개설해주고 다시 국내상사에는 일람불신용장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국내상사의 네고난을 해결해주고 있다.

국내상사는 바이어를 경쟁자인 일본상사에게 노출시키는 위험을 감수하고
커미션까지 주면서도 직거래를 포기하고 삼국간거래를 할수밖에 없는 실이다.

특히, 시한을 다투는 수출용원자재등의 경우 국내은행의 신용장개설이
막히자 대부분의 상사들이 일본상사에 수입대행을 의뢰중이다.

국내기업들의 해외지사들도 현지에서 일본상사와의 거래를 늘이고있다.

이들은 모기업의 신용하락으로 현지은행들이 금융거래한도를 축소하는
바람에 일본상사를이용한 무역거래를 늘일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부 종합상사들은 자금이 많이 소요되는 복합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에서도 일본상사와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동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