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대표적인 주택건설전문업체인 청구마저 자금난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화의를 신청한 것은 건설업계 전반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뜩이나 침체된 주택시장에 더 심한 한파가 몰아칠게 분명하고 특히
대기업그룹계열 건설사를 제외한 대부분 건설업체들이 연쇄부도의 위기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설업체들은 대부분 재무구조가 나쁘고 부채비율이 높은데다
아파트미분양누적 등으로 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게다가 최근들어 금융기관들이 대출금회수의 집중적인 표적이 되면서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거의 하루하루를 넘기기 어려운 상태에 빠져 있다.

청구의 화의신청으로 우선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될 회사는 당장
도산위기에 처하게된 3백여 하도급업체들과 청구에 상당액의 연대보증을
선 것으로 알려진 대구지역 건설업체들이다.

자칫하면 대구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또 전국적으로 2만6천여가구에 달하는 청구아파트 입주예정자들도
입주지연 등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구는 올해에도 1만6천가구를 분양하는 등 매년 1만5천가구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해왔다.

도급순위는 21위지만 주택공급은 물량은 지난해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부문에 이어 3위에 랭크돼 있다.

이와함께 수요자들의 아파트 청약열기가 급속히 냉각, 주택전문
건설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아파트가 1천6백26가구로 적고 분양률이 건설업체중에선 가장 높은
편인 청구마저 무너짐으로써 건설업체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신이 높아질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중소건설업체들은 가뜩이나 자금사정이 취약한데다 미분양에
따른 경영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청구는 지난 11월말 현재 건설중인 아파트 2만6천8백24가구를 포함,
총 2조6천3백92억원의 건축공사와 대구지하철 1-19공구 공사를 비롯한
3천2백78억원의 토목공사를 시공중이다.

이중 미분양아파트는 1천6백26가구(2천79억원)이고 현재 공사중인
아파트는 연대보증을 선 다른 건설업체들이 시공을 담당, 입주자들은
입주일이 지연되는 것외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3년 대구지역 주택업체로 출범한 청구는 87년 중계동에
청구아파트를 건립하면서 수도권에 진출, 높은 분양률을 올리면서
아파트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95년 5월에는 대구방송을 개국, 민방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해
6월과 주파수공용통신사업참여 및 8월 분당 블루힐백화점개점 등으로
사업분야를 확장해왔다.

건설업계에선 비교적 사업내용이 건실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청구가
결국 화의신청의 궁지에 몰릴수 밖에 없었던 직접적인 원인이 IMF체제이후
금융권의 무차별적인 대출회수라고 지적하면서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한
만큼 정부차원의 신속한 자금지원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유대형 / 신경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