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통화긴축에 착수한 가운데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당좌대출을
대규모로 회수하기 시작했다.

은행들은 모든 기업대출의 만기를 2개월간 연장해주기로 해놓고도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어야 한다며 대출금회수를 강행,
별도의 조치가 없으면 연말 무더기부도가 우려된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거래기업들에 30일자 기준으로 당좌대출을
축소토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은 당좌대출의 위험가중치가 1백%인 점을 감안, 기업들의 당좌대출
축소를 유도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엔 타점권 수표를 돌려서라도 당좌대출을
꺼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를통해 현재 은행에 따라 35-55%로까지 높아져있는 당좌대출
소진율을 연말까지 20%안팎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은 특히 BIS비율관리를 위해 제2금융기관에 대한 콜자금 공급도
31일자를 기해 전면 중단할 예정이어서 기업들의 무더기 부도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은행들은 더군다나 12월에만 대출우대금리를 3%포인트나 올린데 이어
추가로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 24일 열린 시중은행 자금부장회의에서 대출금리
추가인상을 용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