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직물수출시장이었던 홍콩의 오더가 되살아나고 있다.

원화환율이 2천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하면서 바이어들이 한국산 직물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 9월까지만해도 높은 가격때문에 한국산
직물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홍콩지역의 중계무역상들은 최근 원화환율이
오르자 한국산에 대한 주문을 늘리고 있다.

종전처럼 벌크일변도의 직물주문과는 달리 신제품이나 특정품목의 오더를
늘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직물회사인 동국무역의 경우 종전에 월3백70만달러어치 정도였던
홍콩의 직물오더가 내년1월분은 35%이상 늘어나 5백만달러를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주)갑을도 최근 신제품을 중심으로 홍콩쪽에서 오더가 급증, 전월보다
배가 많은 2백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한흥수 상무(화섬직물본부장)은 "계절적으로 내년 여름 미국 유럽 등의
봉제품제작을 위한 원단구매수요가 반영되고 있다"면서 "환율인상에 따라
종전에 대만 등지로 가던 바이어들이 국내업체와 상담을 벌이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성안 역시 한국산 생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홍콩을 통해 중국본토의
봉제공장으로 들어가는 소량오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내년중에는 마진이
좋은 이들 소량오더를 잡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일신방직은 그동안 주문이 없어 홍콩지사에서 하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면서 이에대비, 수출용 라인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직물업체들의 주요시장으로서 직물수출물량의 40%가량을
소화해냈던 홍콩은 중국반환을 전후로 침체, 이때문에 수백개의 군소직물
업체들이 도산했었다.

이에따라 그동안 많은 직물업체들이 미국 유럽 두바이 중남미 등지로
수출선다변화를 꾀해왔었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