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업계가 환율급등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현재 추진중인
전산시스템구축 프로젝트를 연기하는등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외국산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자가
프로젝트 추진을 포기할 움직임이어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등 SI업체들은 환율
급등으로 수입 하드웨어(HW)가격이 크게 올라 기존 계약금액으로는 도저히
프로젝트를 수행할수 없다고 판단, 일부 사업을 연기하고 있다.

A사의 경우 지난 9월 수주한 프로젝트에 사용될 장비 도입가로 85억원을
계상했었으나 환율이 2배 이상 폭등, 사업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발주처측에 계약 재협상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해 사업을 포기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업체는 모든 프로젝트를 계약대로 추진한다면 1백원의 환율 상승에
연간 약 14억원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 프로젝트 추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HW장비 도입을 가급적 미루는 한편 발주처측과 공기연장 협의를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SI프로젝트의 경우 일반적으로 HW비용이 총 사업비의
70~80%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고가장비는 대부분 외국제품을 수입하는 실정"
이라며 "1달러당 8백원의 환율에서 사업비를 책정, 계약을 맺었던 프로젝트는
중단할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발주처측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사업비를 더 계상하던가
공기를 늘려주는 수 밖에는 다른 해결 방안이 없다"며 "발주처가 이를
외면한다면 부실공사 또는 사업의 백지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