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거부로서 세계적인 투자가로 알려진 알 왈리드 사우디
왕자가 23일 방한, 쌍용자동차 지분참여 등 한국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초청을 받아 전용기편으로 방한한 왈리드 왕자는
이날 오후 한국을 떠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우중회장과 한국기업에
투자하는 방안 등 광범위한 의견을 나눴으며 조만간 한국을 다시 찾아 투자
문제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를 만나 한국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에 대해 김 당선자는 "환영한다는 입장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왈리드 왕자는 한국의 외환위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이 단기적으로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4,5년 정도후에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며 국가 부도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또 자신이 대주주인 광화문에 있는 시티은행을 방문해 마이클 젠센
아메리카뱅크부총재와 만나 환담했으며 힐튼 하얏트 리츠 칼튼 호텔을
둘러보기도 했다.

세계적인 기업사업꾼으로 알려진 왈리드 왕자는 성장가능성이 큰 국내
우량기업과 금융기관 및 호텔사업 등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이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번에 한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우중 회장은 왈리드왕자의 이한 기자회견장에 참석, 외환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서기 위해 해외투자가의 한국투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