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차별화로 외국산 도자기에 맞선다"

IMF 합의에 따른 수입선다변화 폐지로 내년부터 외국산도자기가 밀려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자기 업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동양도자기 밀양도자기 등 국내 도자기업체들은
최근들어 디자인에 대한 투자로 활발한 신제품개발과 브랜드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전국 주요 상권에 직영매장을 확보하고 호텔 등에 대한 특판
영업을 강화하는 등 유통망 보강에도 나서고 있다.

이들은 특히 "품질=디자인"이라는 업종의 특성상 디자인이 최대의 승부처
라고 보고 디자인개발 전산화를 추진하는 등 품질향상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국내도자기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웨지우드 스포드 엔슬리 지노리 등
세계유명업체들의 무차별 국내시장공략이 예상되기 때문.

일본업체들도 도자기조합 주도하에 한국시장을 겨냥한 디자인을 개발하는
등 한국시장진출을 본격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이에 맞서 1백50명에 달하는 디자이너 파워로 외국제품과
승부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일본산 도자기 식기의 경우 우리것과 모양 구색이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
고전적인 디자인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
이다.

"전통의 현대화"를 도자기에 접목, 승부를 걸겠다는 것.

제품의 가격면에서도 고가는 물론 중저가제품을 폭넓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내년초 백화점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고급브랜드를 내놓기로
했다.

캐주얼한 이미지의 "세인트 제임스"와 양판점을 겨냥한 "세라미아" 등
기존브랜드에 더해 다양한 브랜드를 개발, 고가위주의 유럽산및 중저가의
일본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

이와 함께 전국 주요상권에 직영매장을 늘려 나가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점포수를 2백개이상으로 확대, 외제품의 기선을 제압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특히 최근의 달러환율급상승이 "외국산 도자기 선호경향"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 특급호텔및 고급레스토랑에 대한
특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행남자기는 외국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디자인개발기간의 단축이
급선무라고 보고 내년 상반기까지 총 10억원을 투자, 디자인개발을 완전
전산화할 계획이다.

전산화가 이뤄질 경우 디자이너가 컴퓨터 모니터상에서 한 작업이 그대로
전사지에 옮겨지는 등 신제품개발기간이 대폭 단축된다.

이를 통해 분업이 잘 이뤄진 외국업체들의 공략에 맞서겠다는 것.

최근에는 본차이나와 세비앙콜렉션 스노우본차이나등 각 재질별로 유럽
스타일의 호텔용 식기 디자인 일체를 개발 완료, 국내 유명호텔들과 구매
상담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수출을 크게 확대, 시장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아래 수출주력상품인
"엘레강 본차이나"를 내년초 선보이고 유럽 등지에 자체브랜드로 수출할
예정이다.

행남자기는 또 인도네시아 현지공장에서 중저가제품을 생산, 유럽과 일본
시장에 역공세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동양도자기와 밀양도자기 역시 디자인부문 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등 외국
업체의 공세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자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업체들의 국내시장진출을 국내 도자기업계
스스로 위상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국내
업체들이 품질및 가격경쟁력제고에 힘써 "세계속의 한국산 도자기"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