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조직을 사업부(퍼포먼스유닛)중심으로 개편한 효성그룹이 최근 이에
대한 후속인사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외부에는 전혀 알리지않아
화제다.

섬유퍼포먼스그룹(PG)장으로 임명된 김준경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
사장이 효성T&C사장으로, 화학PG장으로 임명된 추지석 효성바스프사장이
효성생활산업사장으로 각각 발령이 났으나 사내전자우편(E-Mail)으로 이를
통보하는데 그친 것.

효성T&C와 효성생활산업은 그룹내의 중요도로 볼때 사실상 1,2위에
꼽히는 중요한 회사다.

그럼에도 대외적으로 후속인사에 대해 일체 발표를 하지 않은 것은 법인을
중시하지 않고 퍼포먼스유닛을 중시하기로 한 그룹방침때문이라고 효성측은
설명하고 있다.

김사장과 추사장이 효성T&C와 효성생활산업사장으로 옮긴 자체도 그들이
섬유그룹장, 화학그룹장이기 때문에 이에 맞추기위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

새 조직에서 계열회사 사장은 대외관계에서 도장을 찍는 총무역할에
불과하므로 계열사 사장에 대한 인사이동의 의미가 전혀 없다고 강조
하고 있다.

차라리 후속인사를 외부에 알리지않기위해 더 신경을 쓰고있다는 인상이다.

한편 전적으로 미국식인 새 조직체계를 도입한후 기존임원들의 자리
매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개는 종전의 위계가 흔들리지 않아 운영상 큰 혼란은 없다고 하지만
부장급 사장이 등장한 바에는 임원들의 역할이나 위상도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효성은 각 퍼포먼스유닛중심으로 기존 조직을 재편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중인데 연말은 돼야 조직짜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