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조미료브랜드인 "미원"이 일본 조미료시장의 25%를 장악했다.

미원이 일본에서 일으키고있는 이같은 돌풍은 전세계 조미료의 원조격인
아지노모도의 아성을 뚫고 이룩한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높게 평가된다.

23일 대상(옛회사명 미원)은 올해 미원이라는 브랜드로 1천5백만달러어치
(추정치)의 핵산조미료를 일본에 수출, 현지 핵산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은 일본외에 동남아등지에도 핵산을 수출, 올해 전세계 수출물량은
3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내년에는 4천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이회사는 보고있다.

핵산조미료의 경우 수출금액도 많지만 가격이 t당 3만-4만달러를 웃도는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대상의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있다.

그런 점에서 아무리 불황이라하더라도 기술의 우위에 바탕을 두고 제품의
질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해 나간다면 살길은 반드시 있다는 교훈을 확인시켜
주는 사례의 하나라고 대상은 설명했다.

핵산은 소고기나 송이버섯맛을 내는 발효물질로 MSG와 어울려 조미료의
근간을 이루며 가공식품회사나 대형식당에서의 수요가 높은 제품.

오랜기간 축적된 발효기술이 없으면 생산자체가 불가능한 첨단물질이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핵산을 생산할 수있는 기술을 보유하고있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기업으로는 대상, 제일제당과 일본의 아지노모도등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대상은 지난 86년 처음 일본에 진출할 때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이라는 손쉬운 길을 버리고 정공법을 구사했다.

미원재팬이라는 현지법인을 세우고 자체 유통채널을 구축, 미원이라는
브랜드로 승부를 택한 것이 오히려 조기시장정착의 원동력이었다는 것이
대상의 자체 분석이다.

대상은 세계 1위인 아지노모도를 따라잡기위해 오는 2000년까지 핵산제조
원가의 10%를 절감, 가격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