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만도기계의 부품 공급중단으로 기아자동차
아산공장의 라인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등 "만도 파장"이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전기충전장치 전기배전장치 시동장치 관련
부품등 만도측이 납품하고 있는 자동차 전장품의 공급이 끊기면서 이날
오후부터 아산공장의 라인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따라 세피아 스포티지등 수출 오더를 받아 놓은 차들의 선적지연사태가
불가피해져 이 회사의 수출 업무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또 차값 30% 할인특판으로 주문이 밀려 있는 크레도스의 시판도 늦춰지게
돼 고객들의 피해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만도기계가 부도후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협력업체들의 물품 대금 결제를 위해 외상대금 2백50억원의 조속한 지급을
요청해 왔다"며 "그러나 기아 역시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지원이 끊긴
상황이어서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자동차 광주공장도 만도측의 기어박스 쇼크업소버 등의 공급
중단과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등 타이어 제조업체의 납품거부까지 겹쳐
현재 8개 라인중 4개 라인이 멈춰서 있다.

이와함께 만도기계로부터 에어컨 등을 전량공급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전장품 일부를 납품받고 있는 쌍용자동차 등도 2~3일분의 재고밖에 남지
않아 조업중단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재 거의 바닥상태에 이른 재고 등을 통해 근근이
라인가동이 이어지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24일
이후에는 정상조업이 불가능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