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향토백화점인 세원백화점과 신세화백화점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화의를 신청하거나 신청키로 하고 당분간 휴업에 들어갔다.

세원, 신세화백화점이 최근 태화쇼핑, 미화당백화점 부도에 이어 줄줄이
쓰러지는 이유는 서울 대형백화점인 롯데 현대백화점의 진출에 맞서기 위해
하나같이 매장시설 등 사세를 무리하게 키워왔으나 경기침체로 매출이나
이익을 투자규모에 걸맞게 거두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세원백화점(대표 신상걸)은 20일 금융기관에 돌아온
어음 27억원을 갚지못해 1차부도를 내고, 자금여력이 없어 22일 최종부도를
낼 수 밖에 없다고 판단, 이날부터 임시휴점에 들어갔다.

세원백화점은 다음주내에 계열회사인 (주)세원개발과 함께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에 화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 화의신청은 지난 9월 개관한 신관공사비 9백억원의 금융부담에 시달려
온데다 최근들어 IMF한파 등 경기부진으로 매출이 50% 이상 급감한데 따른
것이라고 세원백화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백화점은 자산규모가 2천1백25억원, 부채총액은 유동부채 1천5백억원,
고정부채 7백25억원 등 모두 2천2백25억원으로 알려졌다.

부산 수영구 광안2동 신세화백화점(대표 배기일)도 지난 19일 부산은행
동삼동지점과 한일은행 대연동지점 등에 돌아온 어음 2억여원을 막지 못해
1차부도를 낸데 이어 20일에도 금융권에 돌아온 10억원대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부도를 냈다.

이 회사 모기업인 세화수산과 세화유통도 20일 최종부도를 냈다.

신세화백화점과 세화수산, 세화유통은 이날 부산지법에 화의를 신청하고
20일부터 23일까지 괴정점과 광안점의 영업중단에 들어갔다.

신세화백화점의 총자산은 3백50억원, 총부채는 4백37억원으로 알려졌다.

신세화백화점의 부도는 부산본사 5개 종합금융회사중 4개사의 영업이
정지된 후부터 금융권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 자금사정이 어려워진데다
지난해 9월 괴정점 개점에 따른 막대한 금융비 부담, 최근의 매출격감 등이
겹쳐 심각한 자금난을 겪어온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태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