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가전 의류 등 주요 업종의 내수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경기침체, 국제통화기금(IMF) 구조조정이행여파로 인한 금융시장혼란,
기업들의 잇단 감량경영에 따른 고용불안 등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내수판매는 지난달 11만1천7백82대로 전월보다
10.3%, 전년동기대비 26.1% 감소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는국제통화기금(IMF)
구조조정이행의 여파가 본격화됨에 따라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달말 현재 자동차내수재고가 현대자동차 5만3천대, 대우자동차
2만5천대, 기아자동차 2만2천대 등을 포함해 총 11만5천대에 달했으며 이달
들어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재고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기아자동차는 소하리공장의 아벨라 프레지오
소형트럭라인의 조업을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중단시켰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의 대형차라인을 세운 상태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아남전자 등 가전업체의 내수판매도 IMF 충격으로
전년대비 20-30%씩 감소했다.

이들 업체는 에어컨예약판매에 들어갔으나 예약판매실적이 목표의 50-60%에
머물고 있다.

또 이달들어 대대적인 할인판매를 하고 있음에도 판매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어느정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냉장고 등 일부 제품의 경우 수요가 대형
에서 중소형으로 바뀌고 있다.

의류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불경기에다 IMF 충격까지 겹쳐 매출이 격감하고 있다.

이달들어 전반적인 의류매출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35% 정도 줄었다.

백화점협회는 백화점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의류매출이 격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주통산 쌍방울 금경 경남모직 동방어패럴 까슈 등이 잇달아
부도를 내 의류업계 전체가 생존을 위협받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문제는 내년 내수전망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내년 경제성장률목표가 3%로 떨어지고 실업자수가 1백만-1백20만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이들 업종의 내수는 올해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20-30%
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따라 업계는 정부가 하루빨리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고용불안을
해소함으로써 내수기반이 와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