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푼 아끼기위해 밀가루 설탕 식용유 사료등 일부 생필품들을 사재기한
사람들이 거꾸로 금전적인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최근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생필품제조회사들은 환율이 더 떨어져
적정수준으로 돌아오면 곧바로 가격인하를 단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밀등 국제곡물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있어 환율만 안정되면
가격환원에 별 다른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밀가루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게되면 비싼 가격에 사재기를 해놓은
대리점, 유통업체, 일반 소비자등이 그만큼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국내 최대 제분회사인 대한제분의 영업담당임원은 "환율이 IMF(국제통화
기금)구제금융신청 이전인 11월수준으로 돌아오면 밀가루가격도 다시
내린다는 것이 회사방침"이라며 "최근 가격을 올리면서 대리점들에 환율
인하와 함께 가격인하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제일제당의 관계자는 "과거에도 원당가격이 떨어지면 설탕출고가를
내린적이 있다"며 "환율이 적정수준을 떨어지면 설탕가격을 내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식용유의 최대 매출회사인 신동방 관계자는 "식용유가격도 휘발유처럼
수입가격연동제가 필요하다"며 "환율이종전수준으로 떨어지면 식용유가격도
그만큼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료회사들로 이달들은 40%정도 가격을 올렸으나 환율이 떨어지면 올린
폭만큼 거꾸로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사료회사들은 지난 2월 국제곡물가격이 내렸을 때 배합사료가격을 평균
3.6%내렸었다.

커피회사인 동서식품도 환율때문에 가격을 올리지않을 수없었으나
적정수준에서 환율이 안정되면 국내커피가격도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품목의 가격인상은 1달러당 1천6백원이상을 오르내릴 당시 결정됐다.

그렇지만 제조회사들은 환율인상폭을 전부 반영하지않고 대체로 1천
3백50-1천5백원을 기준으로 인상폭을 정했다.

외국의 금융기관과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우리나라의 적정환율을
1천1백-1천2백원정도로 내다보고있다.

1천5백원이상의 고환율은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선이 끝나는 대로 정국의 안정화와 함께
환율이 연말이전에 1천2백원 또는 그 이하로 떨어져 적정환율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있다.

이 정도 수준에서 환율이 유지되면 밀가루등의 가격이 20%이상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