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백화점들의 올해 마지막 바겐세일이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기록하면서 내년 봄 패션의류업체를 비롯한 섬유산업의 연쇄 도산이
우려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백화점의 세일결과 전체적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이상의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의류의 경우 IMF관리체제의 영향으로 30~50%까지의 매출이 감소하면
서 업체마다 대규모 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따라 세일을 하지 않던 브랜드까지 50%의 할인판매를 하는 등 재고
줄이기에 나서고 있으나 전반적인 내수경기부진과 맞물리면서 판매가 되지
않아 업체들의 자금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LG 삼성 등 대형 의류업체들이 서울의 대형백화점을 제외한 지방
백화점과 매장에 대해 현금결재와 매출에 대한 지급보증까지 요구하면서
중소패션의류업체들의 결재조건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여 이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도 일주일에 두세개의 패션의류업체들이
자금난으로 쓰러지고 있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은데 이번 세일에 대비해 지난
가을 발행한 어음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1월을 전후해 국내 패션의류업체의
30~40%이상이 도산하는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량도산이 현실화될 경우 의류업체에 원단을 제공한 원단판매상과
제직업체까지 연쇄적인 도산위험에 휩쓸리게 돼 가뜩이나 여건이 취약한
섬유산업 전반의 대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의류업체가 무너질 경우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입품의
판매가 불가피해지는 등 국내 패션의류산업기반의 붕괴까지 예상된다며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