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4년여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 악화일로인 국내외환사정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는 것은 대외무역에서 우리나라가 지출하는
달러화보다 벌어들이는 달러화가 더 많다는걸 의미한다.

따라서 국내외환시장에 달러화공급이 늘어나 환율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최근 원화환율상승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경상
수지흑자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게 한은의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외환시장안정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이 강조하는 대외순자산
확충에도 도움이 돼 정부가 국내거시경제를 운용하는데도 상당한 융통성을
갖게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그동안 경상수지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던 무역외수지도 지난달부터
눈에 띄게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어 경상수지개선은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출호조로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있다=지난달 통관기준 수출은
작년동월보다 5.3%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무려 11.7%나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 3월 3.1% 감소한 것을 고비로 4월(7.2% 증가)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8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화공품등 주력품목의 수출증가세가 두드러져 무역수지개선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이에비해 수입은 지난 9월 1.2% 증가했으나 10월부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출감소폭도 계속 커지는 추세다.

이에따라 지난달 무역수지는 7억2천만달러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8월부터 2개월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 11월에는
1천만달러 적자로 반전됐었다.

이같은 추세는 이달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은 23.0% 증가한 반면 수입은 12.6% 감소했다.

연말 밀어내기수출까지 감안하면 이달 무역수지도 4억-5억달러가량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한은은 전망했다.

<>무역외수지적자폭이 줄고 있다=그동안 무역외수지는 매달 7억달러 안팎의
적자를 보여 왔다.

무역수지가 계절적요인을 받는데 비해 무역외수지는 계절적으로 비탄력적
이어서 경상수지개선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무역외수지는 그러나 지난달부터 크게 감소했다.

지난 10월 6억6천만달러 적자를 보였으나 지난달에는 적자폭이
1억6천만달러로 감소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만한 것은 여행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환율상승으로 해외여행객이 격감하다보니 여행수지는 95년5월(1천만달러
흑자)이후 2년6개월만에 처음으로 9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로얄티지급과 해외광고선전비 등의 축소영향으로 기타용역수지도
1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 무역외수지개선이 도움이 됐다.

그러나 환율상승에 따른 채무이자부담증가로 투자수익수지는 여전히
3억3천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한은은 무역수지흑자와 무역외수지개선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12월 경상수지는 3억달러가량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연간 경상적자는 1백23억달러 가량으로 한은의 수정전망치
(1백37억달러 적자)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