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쇠고기와 한우고기의 가격은 과연 역전될까.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 폭등으로 수입쇠고기의 판매가격이 앞으로 급상승,
내년 3월이후에는 한우보다 비싸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주목
된다.

14일 축협등에 따르면 현재 수입쇠고기의 도매가격(서울지역기준)은 kg당
4천1백원대로 한우 도매가격(kg당 7천5백원)의 55%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수입쇠고기가 한우값의 절반밖에 안되는 것은 원화환율이 달러당
9백14~9백64원이었던 지난 10월에 수입된 쇠고기라서 그렇다.

하지만 10월 이전에 수입된 물량이 소진돼 새로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환율은 최근 달러당 1천7백원선을 넘나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올라갈지
내려갈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수준에서 수입한다고 해도 수입쇠고기 값은 한우값과 엇비슷해진다.

따라서 환율이 조금이라도 더 올라가면 수입쇠고기와 한우의 가격은 역전될
수 밖에 없다.

축협중앙회 관계자는 "갑자기 환율이 폭등해 현재 SBS 슈퍼그룹(쇠고기수입
허가권자)의 쇠고기 수입계약 자체가 중단된 상태"라며 "환율부담이
크더라도 매년 의무수입량 이상으로 쇠고기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지금과 같은 추세를 보인다면 수입쇠고기값이 한우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올해 수입된 쇠고기는 14만3천여t.

지난해 이월된 5천t을 합해 올 한햇동안 모두 14만8천t의 외국산 쇠고기가
공급됐다.

이중 12만4천t이 소비됐으며 나머지 2만4천t은 창고에 비축돼 있거나 유통
단계에 있다.

수입쇠고기의 월평균 소비량은 8천~1만t 정도이나 설날이 낀 달에는
1만3천t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는게 통례이다.

따라서 2만4천t의 비축량은 내년 3월이면 바닥이 난다.

의무수입량을 월별로 정하는게 아니라 1년중 아무때나 들여오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수입기관들로서는 환율이 진정되기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내년 의무수입물량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주로 들어올 것 같다는 얘기다.

육류도매업계는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는 수입물량마저 줄어 수입쇠고기
값이 한우값을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