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팔자"와 "사자" 세력이 누구
인지가 관심이다.

"달러보유=환이익"이란 등식이 성립하는 상황인데 누가 왜 달러화를
팔겠다고 내놓는지, 가뜩이나 시장이 불안한데 누가 이렇게 잡아 당기는지
하는 점이다.

외환딜러들은 최근 환율이 상한선까지 치솟는 상황에서 시장으로 흘러드는
달러화들은 어쩔 수 없어서 내놓은 물량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유력하게 꼽히는 공급세력은 원화 자금사정이 안좋은 기업.

종금사에 대한 영업정지 등으로 돈흐름이 끊겨 최악의 자금난을 맞게 되자
급한 불부터 끄자는 심리로 결제용으로 남겨 뒀던 달러화를 매각한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공급자는 재무상태가 탄탄한 일부 마이너은행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 9백~1천원대에서 활발하게 달러화를 사들였던
이들 은행들이 최근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물량 일부를 내다 팔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내 최대 수요처도 역시 기업들.

연말결제수요가 몰리는 계절적 요인에다가 최근들어 환율전망이 불투명
해지자 덩치큰 기업들도 향후 수요까지 미리 확보하려고 나서 수요초과
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그동안 환율왜곡 요인으로 작용했던 종금사를 포함한
금융기관들의 수요는 최근 많이 줄어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