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아시아개발은행(ADB)의 폴 디키 국장(정보.에너지.금융 담당)은
11일 한국이 현재 겪고 있는 금융위기를 넘기고 금융기관과 기업의 구조
조정을 거치면 한국 경제는 빨리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키국장은 이날 재정경제원과 ADB가 지원키로 한 40억달러중 한국의
외환부족을 감안, 20억달러를 국회동의절차가 가능한 22일 이후 언제라도
제공키로 합의한뒤 이같이 말했다.

디키국장은 또 IMF가 한국에 고금리와 통화긴축을 요구한 것이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에 적합한 처방이냐는 질문에 "타당한 처방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한국의 외환시장이 마비상태에 이르는 등 금융불안이 심화
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 "IMF의 구제금융 실시 이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디키국장은 "지금 상황은 어렵지만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높여 주는
부실채권 정리기금이 제대로 작동하고 기업과 금융기관이 구조조정을 거치면
한국 경제는 빨리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과의 이행조건 협상은 IMF의 틀과 유사하게 은행의 불건전자산
처리, 경영상태 개선문제, 기업의 회계투명성 제고 방안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으며 미국, 일본 등 IMF 주요 회원국들에 의한 개별적인 협조
융자금 지원조건도 IMF 조건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