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그룹이 주력계열사인 극동건설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를 모두 매각키로
한 것은 재계에서 IMF 관리체제시대에 생존을 위한 감량경영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IMF 관리 이후에도 금융시장의 교란이 계속되고 있어 자칫 일시적인 자금
경색 등으로도 흑자도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재계에 확산되는 시점이어서
극동의 비상경영대책은 다른 대기업들의 자구대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극동의 자구책은 최근의 금융위기와 주가폭락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서증권과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국제종합건설로 인한 부담이 그룹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사전 차단하려는 생존전략이다.

특히 극동건설만 남기고 양대 주력사중 하나인 동서증권을 포함 모든
계열사를 매각키로 한 것은 보유 부동산과 부실 계열사의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건설업종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극동그룹 10개 계열사중 순이익을 기준으로 지난달말 현재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계열사는 모기업인 극동건설을 비롯 과천산업개발 등 6개이다.

그러나 동서증권의 적자폭이 3백75억1천4백만원, 국제종합건설이
2백55억1천7백만원 등 이들 2개 계열사의 적자폭이 워낙 커 그룹 전체로는
6백8억5백만원 적자의 부담을 안고 있다.

극동그룹은 자구계획에 따라 그룹내 81명의 임원을 40명으로 줄이는 한편
현재 3천6백76명에 달하는 직원은 2천5백70명으로 인력이 감축된다.

이에따라 극동그룹 전체의 자산 처분 규모는 총 6천1백억원에 달하며 해외
지점망 등의 통폐합, 접대비 등 불요불급한 경비절감과 이에따른 각종 경상비
절감효과는 약 8천9백2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방형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