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만해도 해명자료를 통해 종금사에 대한 추가영업정지를 검토
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던 재경원은 나흘만에 이를 번복, 대정부 신뢰도
추락을 자초.

임창열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지난 6일 현재
종금사에 대한 추가영업정지를 검토하지 않은채 자금지원조치를 논의했다"며
"그러나 일부 종금사가 1조원이상의 자금부족을 해결하지 못해 기업의 연쇄
부도를 부추키고 있어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해명.

<>.일부 재경원 관계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강력한 요구로 사전에
주도면밀한 대비없이 갑작스럽게 부실종금사를 정리하고 있는 임창열부총리
등 관련공무원들이 새정권 출범이후 영업정지 등의 불이익을 받은 일부
종금사 대주주로부터 민.형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받을수 있다고 우려.

특히 이번 5개 종금사에 대한 영업정지과정에서 자금난이 심각한 일부
지방종금사들은 지방경제에 대한 악영향 우려로 제외되는 등 선정기준의
투명성및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

< 최승욱 기자 >

<>.정부가 영업정지된 5개 종금사의 명단을 영업시작후인 이날 오전
10시30분 발표함으로써 멀쩡한 종금사도 예금인출사태에 휘말리는 사태가
빚어졌다.

조간신문에서 종금사 추가 영업정지소식을 접한 예금주들은 정작 대상이
몇개이고 어디인지를 알수 없자 거래 종금사에 가서 무작정 예금을 인출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에따라 모든 종금사들은 영업정지대상이 발표된 오전10시30분까지 예금
인출에 시달렸다.

일부 종금사는 미처 돈이 준비되지 못해 인출요구액의 일부만 미리 지급
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한 종금사 관계자는 "정부가 영업시작전에 대상종금사명단을 발표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발표시간을 늦춰 정상영업중인 종금사도 예금인출이 빚어져
자금부족규모가 늘어나게 됐다"고 불평.

< 하영춘 기자 >

<>.업무정지를 당한 종금사와 동일한 이름을 가진 금융기관들이 엉뚱한
피해를 입고 있다.

10일 신한종금이 업무정지를 당하자 신한은행과 신한증권에는 "신한종금이
관계사가 아니냐"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하지만 이들 금융기관들은 신한종금과 이름만 같을 뿐이지 전혀 관계가
없는 회사.

신한은행은 제일종금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이에따라 신한은행은 행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관련사실을 알리고
고객응대를 적극적으로 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예전부터 고객들에게 혼선을 줄 것을 우려해 신한종금
과 상호변경 문제를 협의해 오고 있었는데 결국 오늘과 같은 문제가
생겨나고 말았다"며 못내 아쉬워 했다.

대한종금과 이름이 같은 대한투자신탁도 오해를 사기는 마찬가지.

이날 대투 명동지점은 입구에 "대한종금과는 무관한 기업"임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 이성태 기자 >

<>.이날 영업정지를 당한 5개 종금사의 모기업들도 자구노력을 강력하게
실시하겠다는 대외공표와 함께 내부적으로 사후대책을 논의하는 등 바삐
움직이는 모습.

성원그룹은 10일 핵심계열사인 대한종금의 영업정지 발표에도 "그룹경영
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며 지난달 27일 합의한 신동방그룹과의 공동경영
추진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

신동방그룹도 대한종금의 자구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나라종금의 대주주가 된 보성인터내셔널 김호준사장은
서울강남에 신축중인 본사사옥을 매각, 5백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명예퇴직
등을 통해 조직을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자구노력을 시행하겠다고 사후대책
을 발표.

한화그룹과 동국제강 등도 그룹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

실제 중앙종금은 내년 2월까지 1천억원의 증자를 추진하는 자구계획을
서둘러 발표.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