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협상결렬뒤 1년 가까이 추진해온 AIR과의 중형항공기 합작사업이
무산됨에 따라 국내 항공기산업 전반이 또다시 위기를 맞게됐다.

99년 KF-16 생산종료 이후 심각한 물량난이 예상되는 항공기업계의
대표적인 일감공급처로 여겨지던 중형항공기 사업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기업계를 대표할 단일항공기법인의 설립도 이번 사업무산으로
대폭 연기가 불가피해져 항공기산업 구도를 다시 짜야할 형국이다.

현재 정부와 항공기업계는 새로운 외국업체와 제휴를 타진중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시장확보력 기술 자금력등 제반 여건이 AIR보다 좋다고 할수있는
업체는 거의 없어 사업성사는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했다.

사업포기 배경관련, AIR은 프랑스의 아에로스파시알등 3개 모기업들이
여러개의 사업을 동시추진키 어렵다는 점을 사업포기 이유로 들고있다.

그러나 모기업의 하나인 영국 BAe의 강력한 반대가 그 핵심이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비록 제트기는 아니지만 같은 70인승급은 중형기를 생산하고
있어 경쟁기종의 탄생을 극히 꺼려했다.

또 BAe는 최근 맥도널더글라스를 인수합병한 미국의 보잉으로부터 상당한
사업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시 최근부터 중형급인 MD-95생산을 시작한 보잉이 경쟁기종을 막기위한
보이지않는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