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은 공황상태에 빠진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키는 방법으로 정공법을
선택했다.

부실한 종금사에 대해서는 추가로 영업정지를 내리는 한편 나머지 종금사에
대해서는 확실한 지원방안을 강구함으로써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제거
하겠다는 것이다.

또 은행에 대해서도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출자함으로써 자기자본비율
미달에 대한 위기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가 금융시장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현재
신용질서가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어서 일시적인 처방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경제원은 그동안 수차례 안정대책을 내놓았는데도 금융시장동요가
계속되고 신용공황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근본적이고 정공법으로
해결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 종금 =부실종금사를 추가로 정리키로 한것은 은행들이 영업정지를 맞은
종금사뿐만 아니라 나머지 종금사에 대해서도 자금지원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멀쩡한 종금사라도 예금인출과 신용도저하에 따라 언제 정리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 방치하다간 금융권 전체가 공멸할수도 있다는 불안이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불안감해소를 위해서는 회생시킬 종금사와 정리할 종금사를 명확히
분류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정부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물론 부실한 종금사라도 폐쇄하지 않고 은행증권등과 합병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종금사들이 모두 자력 회생이 불가능한 만큼 부실한 종금사는 합병을 통해
살아나도록 하는 방법밖 없다는 시각이다.

종금사 추가영업정지에서 비롯되는 기업들의 자금난은 은행신탁계정에 CP
할인을 허용하고 콜시장을 정상화시켜 통해 해소하겠다는게 정부의 복안이다.

은행의 CP할인은 은행신탁계정에서 40조원이나 매입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때 기업들의 자금조달창구를 크게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정부가 영업정지된 9개 종금사에 묶여 있는 콜자금을 은행들이 돌려받을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기로 한것은 신뢰회복을 통해 단기시장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은행에 대해 종금사를 지원하도록 요청한뒤 곧바로 영업정지를
내림으로써 정부대책도 못믿겠다는 심감을 남겨 주게 됐다.

세부적인 방안은 한국은행을 통해 지급에 대한 보장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 은행 =은행의 경우 증자에 정부가 직접 참여하는 방법과 후순위채를
연기금에 매각할수 있도록 해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제일은행이나 서울은행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구조조정대상에 오를 것으로 우려
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출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는 것이 최근 금융시장경색의 근본
원인이라고 재경원은 보고 있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 은행증자에 참여하는
한편 은행에 대해 임원사퇴서및 인원감축등에 대한 자구계획서를 받는 방법
으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연기금에 대해 은행이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을 인수할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중 하나다.

만기가 5년이상이고 채권변제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낮은 후순위채권은
보완자본으로 인정돼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