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자금지원 조건으로 국내 금융 및
여타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나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때처럼 적지 않은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조셉 스티글리츠 IBRD 수석부총재가 빠르면 10일 우리나라를 방문해
담배제조업, 우편사업 등 외국인 직접투자제한 업종을 대폭 개방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9일 "IBRD와 ADB 협상단은
IMF 자금지원 조건 이외에 추가로 상당히 다양한 조건을 구체적으로 요구해
협상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8일부터 시작됐으며 10일 이내에 끝낸다는 방침
이지만 순조롭지 않다"며 "1백40억달러의 자금지원에 상응하는 강도높은
요구조건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들은 IMF처럼 국내 경제의 거시지표 및 금융.환율
목표치 등 구체적인 목표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며 "부실은행 처리
방안과 시장개방을 비롯해 전반적인 산업 구조조정 촉진 방안과 이에 필요한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BRD는 특히 금융산업 및 자동차 시장 추가 개방과 담배, 전기사업 등
외국인직접투자가 제한돼있는 업종을 대폭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