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인사의 특징은 21개 해외본사 설립을 통해 그룹회장단 등
최고경영진을 대거 일선배치했다는 점이다.

지난 93년부터 추진해온 세계경영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은 그룹의 회장 및 사장단을 해외로 보내 해외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이미 진출해있는 다양한 사업간 시너지효과를 증대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대우의 해외지역본사는 자동차 전자 등 단일부문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업부문을 총괄 지휘하는 해당국가내 그룹본사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따라 지역본사에 파견된 사장들은 자립경영기반을 조기에 정착시키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그룹측은 설명했다.

특히 베트남 폴란드 모로코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체코
리비아 불가리아 등 후발개도국에 파견된 최고경영자들은 우리의 개발연대
경험을 진출국에 전파, 경제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다.

대우측은 이번 인사가 우리 경제가 어려울 때 최고경영진이 해외로 나가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조직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혁신적인 세대교체도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대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전주범 대우전자 상무를 사장으로 과감히
발탁하는 등 6명의 임원을 사장으로 승진시킴으로써 최고경영진의 평균
연령을 대폭 낮췄다.

52년생으로 45세인 전주범상무의 발탁은 젊은 경영진이 최고경영바통을
이어받는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 신임사장은 (주)대우와 대우전자에서 TV VCR 등 수출업무를 담당하면서
뛰어난 마케팅능력을 발휘했으며 김우중회장의 수행비서로 일한 경험도
있어 일찍부터 그룹내 차세대 주자의 한사람으로 꼽혀 왔다.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대우그룹 임원들은 전상무의 파격적인 발탁인사에
비춰 볼때 세대교체바람이 드세게 불 것이라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우중 그룹회장은 신임 국내 사장들에게 다가올 30년에 대비할 수 있는
경영혁신운동을 과감하게 전개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계열사별로 고통분담을 통한 구조조정작업이 강도높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익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