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최종부도처리된 한라그룹은 62년 정인영 명예회장이 설립한
현대양행(현 한국중공업의 전신)을 모기업으로 출발해 한국의 중공업분야를
개척한 그룹이다.

작년말 현재 자산기준 12위(6조6천2백65억원)그룹으로 올라섰다.

계열사는 한라중공업 만도기계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한라해운 한라공조
한라자원 한라콘크리트 한라창업투자 캄코 마이스터 한라정보시스템
한라펄프제지 한라일렉트로닉스 한라산업기술 마르코폴로호텔 등 16개에
달한다.

총 임직원은 2만1천5백25명이다.

이중 연간 매출액이 1천억원을 넘는 계열사는 만도기계(96년
1조2천7백44억원) 한라중공업(1조1천5백20억원) 한라건설(5천7백75억원)
한라시멘트(5천7백6억원) 한라해운(4천7백69억원) 한라공조(4천6백99억원)
한라자원(4천6백88억원) 캄코(1천1백89억원) 마이스터(1천18억원) 등
9개사다.

그룹의 모태는 지난 62년10월 설립된 현대양행.그때부터 줄곧 중공업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사업영역을 확장, 77년1월 한라중공업을 세우고 80년2월
현대양행의 안양공장을 독립시켜 자동차부품 전문업체인 만도기계를 설립
했다.

그후 한라시멘트를 설립하는 등 재벌그룹의 면모를 갖췄으나 지난 80년
신군부의 개입으로 현대양행을 정부에 빼앗기는 시련을 겪었다.

80년대 중반 이후 자동차산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만도기계가 그룹재기의
발판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한라중공업이 제2의 창업을 목표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전남 영암에 대규모 조선소를 건설했다.

정몽원 회장은 부친인 정인영 명예회장으로부터 1년전 경영권을 물려받은후
한달의 절반을 그룹의 성쇠가 달려있는 영암 삼호조선소 등 현장에서
지내면서 재도약을 노렸다.

또 지난 6월 자신의 측근을 중심으로 사장단인사를 단행, 친정체제를 구축
하고 2차례에 걸친 구조조정을 실시해 실질경영의 뜻을 더욱 확고히 했다.

그러나 한라중공업이 삼호조선소에 쏟아부은 1조원과 IMF의 몸살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좌초했다.

<고광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