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도미노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가뜩이나 경기가 위축돼있는 상황에서 신용경색으로 금융기관간,
금융기관과 기업간의 자금흐름이 끊기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가 완전히
차단돼 한계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따라 금융기관과 기업간의 자금흐름이 원활해 질수있도록 금융시스템을
북원하는게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6일에는 재계서열 12위의 한라그룹이 부도를 냈고 상장사인 영진약품
도 쓰러졌다.

한라그룹은 중공업과 해운에 대해서는 법정관리를, 시멘트 건설 만도기계
등 3개사는 화의를 신청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라그룹의 금융권 총여신은 은행권 3조3백64억원, 종금사 3조1천7백4억원
등 6조4천7백64억원이다.

영진약품은 상업은행 영업부에 제시된 61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지난
6일 최종부도를 냈다.

영진약품의 경우 종금사가 만기어음의 연장을 거부하는 탓에 부도를 냈다고
상업은행은 설명했다.

이들 기업까지 포함해 올들어 30대그룹중 한보 기아 진로 해태 뉴코아 등
6개그룹이 쓰러졌으며 부실화된 상장기업만도 전체 상장사 7백76개의 7.2%에
해당하는 56개사에 이른다.

은행 관계자들은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잣대로 삼아 정리대상은행을 정하겠다고 합의해 기업
대출을 오히려 회수해야 할 판"이라며 "종금사와 증권사가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데 콜자금을 어떻게 빌려주느냐"고 말했다.

금융계는 종금사들의 부실이 워낙 심각한 상황이어서 1~2개 종금사가
추가로 부도를 내고 영업정지를 당하게 되면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 우량
기업들도 부도도미노에 휩쓸릴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부 우량은행에는 처치가 곤란한 정도로 자금이 몰리는 반면 일부
부실기관에서는 예금인출사태가 발생,금융기관간의 자금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자금이 남아도 전혀 회전이 되지 않아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은 속수무책으로
부도를 맞고 있다.

<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