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종금사들의 업무정지사태로 지역기업의 무더기도산이 속출하고 있
는 가운데 한라중공업 부도까지 겹쳐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연쇄도산사태
마저 우려되는 등 지역경제가 일대위기를 맞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업체의 7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부산지역 5백
여 조선기자재업체들은 이날 한라중공업이 최종 부도처리됨에 따라 모두 1천
억원대로 추산되는 납품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업체들은 올해초 부산 영도구 대평동 소재 대동조선의 부도여파로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극심한 자금난을 겪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라중공업 사태마저 겹쳐 부도일보직전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부산 사하구 신평장림공단에 몰려있는 국내 20여개 대형 조선기자재업체들
은 대부분 1억원에서 20억원까지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채 긴급 자금마련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D사 등 4백80여개의 2,3차 협력업체도 대금회수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사
채시장 등에 돈을 구하러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냉동기 등을 한라중공업에 납품해온 사하구 신평동 H사 김모사장은 "조선기
자재업체들은 대동조선 부도에도 불구, 그동안 조선업호황 덕택에 그나마 명
맥유지를 해왔는데 한라중공업 부도사태마저 겹쳐 앞이 캄캄하다"며 "정부가
긴급대책을 세워주지 않을 경우 이달말부터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연쇄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