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자의 이번 결정은 IMF관리 시대를 맞아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내려진
첫번째 연기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부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지닌 IBM과의 기술제휴를 토대로 반도체사업추진
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 왔었다.

하지만 시기를 잘못 만나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급격한 금융환경변화로 은행권이 대규모 대출과 지급보증에 몸을 사리는
데다 미국 최대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한국에 대한 IMF
구제금융이 반도체 사업으로 흘러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미국 정부에 강력히
요청, 사실상 현재 단계에선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는 사업추진을 "당분간" 연기한다는 표현을 썼지만 투자여건이 언제
호전될지, 금융권의 대출여력이 언제 살아날지 아직 미지수이다.

따라서 동부의 반도체사업 재추진여부와 시기는 국내 경제환경의 호전여하
에 달려 있는 셈이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