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자산업은 내년 내수 불황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은 올해보다 11.9% 늘어난 4백7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는 3일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98년 전자산업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어 이같이 전망했다.

진흥회는 내년 전자산업의 국내 경기는 민간소비 위축과 자금조달 곤란
등으로 설비투자가 저조해 성장률이 올해 13.5%(추정)의 절반수준인 6.1%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수출은 전반적인 주력제품의 단가하락등 부정적인 요소에도 불구
하고 원화절하의 영향과 64메가D램 LCD 휴대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로
올해 증가율 2.9%보다 높은 11.9%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설비투자는 내수 위축, 자금조달 곤란 등의 이유로 전지 등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는 올해보다 크게 저조할 전망이며 기업의 채산성도 반도체
기억소자 LCD 자기테이프 모니터 등 주종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원화절하로 로열티 지급이 증가되고 수입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한층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별로는 가전의 경우 수출은 해외생산의 확대로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며 내수는 국내보급의 포화, 경기침체 심화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
된다.

반도체는 수출이 D램 수요증가에 힘입어 14.9% 증가가 예상된다.

컴퓨터의 경우 데스크톱PC가 노트북PC로 대체되고 HDD의 대용량화 등으로
수출이 12.2% 증가가 예상되나 내수는 5.9%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통신기기 역시 수출은 18.4% 증가가 예상되나 내수는 올해 성장을 주도했던
이동통신단말기가 점차 포화상태에 진입하는 등 16.5% 성장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