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 한국경제연구원 특수 연구 실장 >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에 따라 이미 세계경제는 국경없는 경쟁체제로
들어서고 있다.

이제 국경안에 존재하는 것은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들과 사회간접자본
뿐일 수도 있다.

즉 각 국가의 주요자산은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창의성 그리고
기업하기 좋은 사회간접자본이 될 것이다.

글로벌경제가 진행됨에 따라 이들 자산이 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따라서 향후 21세기에 일류국가를 지향한다면 무엇보다도 성장잠재력의
원천이 되는 국민의 기술 창의력, 그리고 기업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사회
간접자본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사회간접자본부문에서는 세계 46개국 중 31위를, 인적
자본형성에서는 15위를, 그리고 과학기술분야에서는 26위에 머무는 등 우리
경제의 현실은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

사회간접자본 중 대표적인 물류비를 예로 들면 수송비의 경우 부산~인천간
의 컨테이너 육상운송비가 부산~LA간 해상운송비와 맞먹는 실정이다.

과학기술개발수준은 미국의 20분의1, 일본의 11분의1, 독일의 7분의1 등에
그쳐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뒤져있다.

정보화와 관련한 기반도 정보화를 강조하는 구호와는 달리 정부의 인식이나
법 제도가 매우 낙후돼있다.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비전에 걸맞는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먼저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