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종합금융사로부터 단기자금을 빌려쓰던 기업들은 어떻게 되나.

9개 종금사가 기업에 해준 총여신은 어음할인 18조7천2백94억원을 포함,
25조9천5백9억원이다.

영업정지기간중 만기도래된 어음은 일단 연장될 전망이다.

당장에 거래기업의 자금줄이 끊어지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이들 종금사에게 만기도래된 어음을 계속 연장하는 업무를 허용
시켰기 때문이다.

이들 종금사의 예금과 차입금이 동결되기 때문에 이를 재원으로 기존여신의
만기연장이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들 종금사가 채권회수도 할 수 있도록 한데 있다.

물론 신용관리기금등 정부측 인력이 파견, 관리하기 때문에 무차별적인
자금회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업정지된 종금사들이 자구차원에서 자금회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7조원으로 추산되는 이들 종금사의 지급보증이다.

신용이 추락한 이들 종금사의 지급보증은 보증효력을 상실할게 뻔하다.

따라서 이들 종금사로부터 보증받아 회사채나 어음을 발행한 기업은 보증
연장 중단에 따른 자금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종금사가 파산하면 여신은 타 금융기관에 양도될 전망이다.

그러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에 대한 여신은 인수 희망기관이 없을게
확실하다.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여신양도를 원활히 하기 위해 정부는 가교은행을 설립, 여신을 일괄
인수해 은행및 타종금사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부실기업 여신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고 여신을 인수한 금융기관에
특정기업에 대한 여신한도 초과를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기업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거래해온 자금줄이 끊겼다는 점에서 영업
정지된 9개 종금사와 거래를 해온 상당수 기업들에 자금차입선 다변화 등
대비책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