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열 부총리, 정덕구 제2차관보, 윤증현 금융정책실장, 김우석
국제금융증권심의관, 최중경 금융협력담당관 등은 서울힐튼호텔에서 휴버트
나이스단장을 필두로 한 IMF실무협의진과 주말도 잊은채 마라톤협상을 전개
했다.

이들은 <>금융 <>통화외환 <>재정 <>거시경제 등 4개팀별로 나눠 힐튼호텔
19층의 객실에서 팀별회담을 진행.

임부총리는 이날 오전에 나이스단장과 주요현안에 관한 절충을 벌인뒤
오후에는 청와대에 들러 중간현황을 보고하기도.

오후 3시께는 힐튼호텔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을 만나 협상진행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한뒤 다시 회담장으로 직행.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힐튼호텔은 로이터통신등 외신을 포함한
국내외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었으며 호텔측은 회담의 중요성을 의식,
보안에 극도로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협상과정에서 최대의 쟁점은 성장률과 실업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IMF측은 성장률을 가능한 한 낮추도록 종용한 반면 우리측은 대량실업을
의식, 끝까지 양보를 꺼렸다는 것이다.

임부총리도 이날 청와대 참모진과 협의를 벌이면서 고실업률을 초래할 수
있는 저성장은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재경원 관계자들은 이날 IMF측에서 재정의 초긴축운용과 예상보다 강도높은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나서자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휴버트 나이스 IMF 실무협의단장은 이날 낮 12시께 호텔로비에서 식사를
하던중 언론사의 집중취재를 당해 곤욕을 치렀다.

나이스 단장은 쏟아지는 질문에 "협상결과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에 감사한다"는 말만
되풀이.

한편 나이스단장은 1일 새벽 협상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을 피해 자신의
방으로 서둘러 철수.

<>.재정경제원은 당초 30일 오후 국무회의를 열고 국제통화기금(IMF)
실무협의단과의 협의결과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경제성장률 등 거시경제
지표및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범위와 강도를 둘러싼 의견차로 진통을 겪자
이를 취소.

협상에 참여한 재경원관계자는 "자금 지원과 연계된 우리의 조건 이행과
관련, 대부분의 사항에 대해 IMF측과 별 이견이 없었다"며 "IMF측이 우리
경제의 생명력과 역동성을 손상시키고 기마저 꺾을수 있는 엄청난 요구를
하고 있어 협상타결이 늦어졌다"고 실토.

<>.IMF측은 <>6개월이상 원리금상환이 중단된 고정여신외에 3개월이상
연체된 채권도 은행 부실여신에 포함시키고 <>은행의 주식평가손비율을
50%에서 1백%로 현실화하며 <>기아그룹의 여신액 등 최근 부도가 난 기업의
대출금을 포함, 은행별 부실여신규모를 산정한뒤 국제결제은행기준 8%에
미달되는 곳을 영업정지 또는 유상증자 강제합병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해 대부분 받아들여졌다.

< 최승욱.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