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6개국
재무장관회담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IMF긴급자금지원 규모가 대체로 결정될
전망이다.

임창열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깡드쉬 IMF총재를
비롯해 미국 일본의 재무차관등과 만나 우리나라에 대한 지원의사를 타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자구노력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등을 설명하고 각국의
지원여력과 조건등을 타진하고 나면 IMF가 총동원할수 있는 자금규모가
대체로 드러나게 된다.

자금지원은 국내 금융불안에 휘말리고 있는 일본보다는 미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IBRD)가 참여하기로 한만큼 충분한
지원을 약속받는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3백억달러를 지원받은뒤 상황을 보아가며 몇백억달러를 추가로
받는 식의 지원계약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27일 협의단장인 휴버트 나이스 IMF아시아태평양국장이 협상을 본격
지휘함으로써 저성장감수요구등 거시경제운용과 재정에 관한 협의가 본격화
됐다.

나이스국장이 입국하면서 한국은 저성장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과 일본금융
불안으로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때 상당히
강도높은 긴축과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우석 재경원 국제금융심의관은 "다음주부터 19일 발표된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대한 코멘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자는 IMF측 복안이 내주초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IMF측은 부실채권정리와 금융기관건전성제고 금융기관구조정 등에 대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제시하고 여기에 덧붙여 통화증발억제 통합재정수지
적자해소 등도 요구함으로써 결국 성장률하락과 고실업률 등 고통을 감수
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금융 =IMF는 은행및 종금사의 재무제표를 입수, 자기자본비율 등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작업을 벌이면서 특히 종금사에 대해 부실채권규모 최근의
악화된 자금사정 등을 깊게 파고들고 있다.

IMF측은 은행과 종금사의 부실여신분류기준과 관련, 부실여신의 축소계상
가능성,낮은 주식평가손 반영비율 등 회계상의 불투명성을 지적해 건전성
기준에 대한 감독강화를 요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준수등을 요구함으로써 금융권의
과다한 대출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 국제수지 =외환보유고 가용외환보유액 외화예탁금 금융기관별 자금부족
규모 현지금융규모 해외증권과 상업차관현황 장단기차입비중 등 외환관련
사항을 상세히 조사하고 있다.

만기별로 외채상환일정과 현지금융 등 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부분까지도
속속들이 조사한뒤 필요한 지원규모를 상부에 제시할 전망이다.

외화유입과 금융산업구조조정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으로 자금지원과는
별개로 금융기관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조기에 실시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은행에 대해서도 소유지분한도를 상향조정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 거시경제 =성장률 물가 실업률 국제수지등은 큰 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구조조정과 재정긴축 등 현안을 처리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성장률
하락 등을 전망, 구조조정의 강도를 조절하게 된다.

IMF는 1~2% 수준의 성장률하락과 실업률급증을 예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재정 =통합재정수지의 적자해소를 강력히 요구, 4-5조원의 재정긴축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구체적인 사업축소는 정부 몫이지만 국책사업과 농어촌구조개선
사업 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IMF측은 <>통화금리환율 <>국제수지및 외환 <>재정 <>산업 <>거시경제 등
5개팀으로 나뉘어 재경원과 한은을 오가며 실사를 진행중인데 28일에는
통화금리환율팀이 주로 한국은행에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