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가 최근 돼지고기로 만든 불고기버거를 신제품으로
내놓았으나 돼지고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판매
하고 있어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일반적으로 햄버거 패티(햄버거용 고기)는 쇠고기가 주성분.

롯데리아 버거킹 웬디스 등 대부분의 업체들은 수입쇠고기를 가공해
패티를 만들고 있다.

맥도날드도 불고기버거를 제외한 다른 햄버거는 역시 쇠고기로 만든
패티를 쓰고 있다.

이때문에 "패티=쇠고기"란 인식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보편화돼 있는
상황.

따라서 문제는 돼지고기로 햄버거를 만든다는 사실자체가 아니라 당연히
쇠고기로 만들어진 햄버거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돼지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걸 감안
하면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돼지고기를 사용하면서 그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은 일종의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꼬집었다.

또 불고기라고 하면 대개 쇠고기불고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불고기버거란 이름을 내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맥도날드가 돼지고기 패티를 써서 신제품을 개발한 것은
쇠고기를 사용하는 경우에 비해 원가절감효과가 크기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맥도날드를 운영하는 (주)신맥의 전응준 이사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불고기버거를 개발하는 마당에 수입쇠고기
보다 국산 돈육을 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객이 물어오면 사실대로 얘기해주고 있지만 불고기소스를 써서
돼지고기 고유의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이때문에 맥도날드의 불고기버거는 시판이후 서울에서는 전체 판매액의
30%, 영남지방에서는 40% 가량을 점할 정도로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맥은 이 제품의 반응이 안좋을 경우 패티를 쇠고기로 대체한다는 방침
이었으나 판매호조로 이같은 대안은 현재 폐기한 상태다.

<장규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