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시대".

마시는 물에 이어 바야흐로 공기가 돈벌이 대상이 되고 있다.

식수야 오염되면 다른 곳에서 길러다 먹지만 공기는 오염되면 가져다
마실수도 없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청정공기가 상품화돼 공해로 찌든 도시에서 팔리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현대판 김선달 스토리와 같은 이러한 얘기는 이미 국내에서도 현실화돼
유망사업 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산소캔 산소발생기가 나돌더니 최근에는 "산소방"(옥시겐 바)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산소결핍증이 만성화돼 가면서 특히 흡연자 운동선수 수험생 임산부
등으로부터 산소제품이 선호되고 있고 음주후 치매예방용 등으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날로 심해지는 대기오염 문제로 인해 가장 흔한 산소가 가장 귀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 모험기업들이 과감히 산소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산소비즈니스를 펼치는 업체는 도르가(대표 강명규) 백산실업(대표
조민선) 한국아마존산업(대표 서웅희) 등 극소수이다.

그러나 산소제품도 생수 못지 않게 확산될 가능성이 많아 내년께면 사업자
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말 설립된 도르가(217-0500)는 "닥터옥시젠"이란 휴대용 산소발생기
로 단기간에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일본에서의 개발 검증을 거쳐 도르가가 상용화, 일본 및 한국특허를 획득한
이 제품은 용기에 물을 붓고 분말반응제를 투여하면 10분간(11리터) 순도
99.8%의 순수산소가 나오는 방식.

아름드리나무 50그루가 동시에 뿜어내는 산소량이다.

이 제품은 중소기업청 선정 우수상품으로서 인터넷을 통해 세계에 홍보,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 활발히 공급되고 있다.

중소기업 해외지사 대행업체인 한화국제유한공사를 통해서도 최근 대만에
1천세트가 선적됐고 다음달 홍콩에도 수출될 예정이다.

경기 포천공장에서 월 5천대를 생산, 마스크 및 분말 80포를 포함 세트당
19만8천원에 국내 시판하고 있다.

지난달 대구에 첫 대리점을 개설한데 이어 대리점을 모집중이다.

백산실업(511-2272)은 설악산 청정공기와 방향성 물질인 피톤치드를 혼합한
산소캔 "설악솔잎공기"를 개발, 시판 1개월여만에 대량수주를 따내고 있다.

4년여간의 연구끝에 상품화한 이 제품은 설악산 한계령의 해발 3백50m
산림에서 채취한 공기와 솔잎 및 편백잎에서 추출한 향을 가미시킨 것이
특징.

천연향의 농도를 조절하면 방향제 효과도 낼수 있다.

이 상품은 스트레스해소 피로회복 이뇨 혈압강하 피부미용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증, 하루 2만개 생산능력을 갖춘 양양군 오색리
공장을 풀가동해 공급하고 있다.

(주)SK에는 주유소 사은품으로 12만개가 공급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조민선 사장은 "설악솔잎공기가 강원도 토산품으로 지정될 전망"
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30여개의 대리점을 개설해 연간 7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산업(420-6276)은 산소캔 산소발생기와 함께 최근 "자연산소방"을
국내 처음으로 오픈, 성업중이다.

산소제품은 칠갑산의 청정공기를 상품화한 것으로 주로 스포츠센터 사우나
등에 공급되고 있다.

특히 청정 휴게실인 산소방은 방이동직영점에 이어 서울 마포 구의동 목동
에 체인점을 개설했고 다음달 신림동에 여성전용도 오픈한다.

내년까지 전국에 산소방을 1백개이상 개설한다는 목표이다.

이밖에 애경산업이 알루미늄캔에 산소를 충전, 삼림욕 효과를 내는 탈취제
"파란하늘 공기 맑은집"을 판매하는등 산소 관련제품들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생수가 국내 시판된지 10년여만에 등장한 이같은 산소제품은 효능의
과학적 검증 여부를 떠나 공해속에서 사는 도시민들에게 신선한 건강상품
으로 선호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