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회사에서 작업 과정중 발생하는 제강분진을 재활용해 아스팔트의
강도를 높여주는 필러(충전재)를 개발, 성장기반을 다져가는 업체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폐기물재활용 전문업체인 상원리싸이클링(대표 이호인)이 바로 그 회사이다.

이 회사는 개발해낸 필러에 대해 발명특허를 획득한데 이어 국내 관련
업체들을 설득하는 우여곡절 끝에 현재 70개 아스콘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약 10년전 제강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지요. 그곳에서 야적된 상태로
방치된 제강분진을 보고 이를 재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회사의 이사장은 제강분진으로 필러를 개발하는데 나서게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곧바로 연구개발활동에 들어갔다.

3년여 연구와 실험끝에 지난 91년 재활용설비와 필러 개발에 성공했다.

그해에 발명특허까지 획득했다.

즉시 설비를 갖춰 93년부터 아스콘 회사를 상대로 공급에 나섰다.

그러나 초기에는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도로포장공사를 발주한 각 지방자치단체나 시공을 맡은 아스콘 회사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

이사장은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건자재시험연구원을 비롯한 각 연구소에서
테스트한 실험결과보고서와 외국사례 등을 엮은 두꺼운 파일을 들고 직접
뛸수밖에 없었다.

시공업체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차츰 신뢰가 쌓여 갔다.

지난 94년 건교부로부터 신기술로 지정받고서야 영업활동이 수월해졌다.

현재 인천제철 동국제강 등 전국 7개 제강회사에 이 회사의 재활용설비가
설치, 가동중이다.

이곳에서 처리된 제강분진들은 70여 아스콘 업체에 공급돼 전국 각지의
아스팔트 포장공사에 투입되고 있다.

이사장은 제강분진 재활용으로 일석사조의 효과를 볼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선 제강업체는 분진을 매립처리할 경우 현재 t당 20만원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이 회사의 설비를 이용하면 처리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수
있다.

또 아스콘 제조사는 기존의 석회석분 가격의 20% 수준으로 충전재를 구입해
원가절감효과를 볼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스팔트 내구성을 3배까지 증가시킬 수도 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효과는 역시 환경보호에 있다고 이사장은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강분진의 용도 확대와 기타 폐기물의
재활용 연구에도 적극 나설 작정입니다"

이사장이 밝힌 앞으로의 계획이다.

< 박해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