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바이어들이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깊은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24일 무역업계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함에 따라 국내 거래업체에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하겠느냐는 바이어들의 문의가 잇따라 바이어 이탈에 따른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해외바이어들은 <>한국산의 품질및 이미지실추 <>물품납기 지연
<>거래업체의 신용 등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벨기에 브리쉘에 있는 다이아몬드공구 수입판매업을 하는 재거씨는 한국
금융위기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한국측 거래업체가 물품을 약속대로
인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불안으로 한국 수출업체가 원부자재를 제때 구입하는 못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달러 대비 원화환율의 상승과 자금압박으로
한국업체의 단납기 수출이행능력이 떨어져 상품을 제때 인도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며 납기를 지킬 것을 거듭 요청해오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카니발 패브릭스사는 한국 거래 제조업체의
자금압박에 따른 품질 저하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유럽 등지의 바이어들은 이에따라 수출을 대행하는 국내 종합상사들이
검품을 엄격하게 해줄 것을 당부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또 해외바이어들이 국내 거래업체에 대한 신용조사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본 CGC저팬 무역부에 근무하는 우스다씨는 현재 거래하고 있는 H사에
대한 신용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신용조사를 하지 않았던 바이어들이 이제는 재무구조
등을 철저히 파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대우의 한관계자에 따르면 외국 바이어들이 한국경제위기가 경기순환
및 환율문제가 아니고 구조적인 경영체질에서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어
이같은 불신해소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 팩림그룹의 분카이 카시벳이사는 "한국과 오랫동안 교역했던 경험에
비춰볼때 한국경제상황은 외환고갈로 태국과 유사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익원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