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계인사 가운데 첫 뚜껑을 연 LG그룹 인사의 특징은 <>철저한
성과주의 <>젊은 경영진으로의 세대교체 <>사장단 인사와 임원인사의
분리실시로 요약된다.

이같은 인사는 타그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LG그룹은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타 그룹에 비해 경영성과가
괜찮은 그룹으로 꼽혀 왔다.

따라서 예년에 비해 소폭의 인사가 될 것으로 예측돼왔으나 생각보다
대폭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사장단인사는 6명의 승진을 포함해 10명이었으나 올해는 11명의
승진을 포함, 16명으로 늘었다.

이는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라는 인사기조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그룹주력사업중 하나인 개인휴대통신(PCS)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정장호 LG텔레콤사장을 부회장으로, 21세기 유망분야인 디지털TV개발을
총 지휘한 서평원 LG전자부사장을 정보통신사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이같은
성과주의 인사에 따른 것이다.

LG금속의 최구명 사장, LG엔지니어링의 박찬민 사장, LG종금의 정진구
사장이 그만 둔 것도 실적부진의 책임을 물은 성과주의 인사라는 설명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세대교체라고 할수 있다.

구본준 반도체사장은 46세, 이헌출 신용카드사장과 서경석 종합금융사장은
각각 49세이다.

신현준 엔지니어링사장, 구자훈 화재해상보험사장, 송재인 정밀사장,
정정원 금속사장, 정광수 신용정보사장은 50대 초반이다.

40대후반에서 50대초반 경영진의 대약진으로 대표이사의 평균 연령은
그룹 전체의 경우 55세에서 54세, 이번에 대표이사가 경질된 회사는
56세에서 52세로 각각 젊어졌다.

심석주 할부금융사장과 최진영 카드사장이 물러난 것도 사장의 연령정년인
만 60세를 넘겼기 때문이라고 그룹측은 밝히고 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사장단 인사와 임원인사를 분리 실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그룹이 주도해온 계열사 고위임원에 대한 인사권의 상당부분을
계열사 사장에게 위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임사장들은 임원인사가 예정된 내달 23일까지 한달동안 자사 임원들의
성과를 파악, 인사에 반영하게 되는데 그 폭 역시 예년에 비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인사에선 모두 5명의 대표이사가 퇴임했고 문정환 반도체
부회장은 대표이사부회장은 그대로 유지한채 사업문화단위(CU)장의 자리를
내줬다.

또 그동안 이사급이 대표이사를 맡아온 홈쇼핑에 최영재 화학사장, 신설된
LG돔에 신승교 건설사장, 내년초 출범할 LG신용정보사장에 정광수
할부금융사장을 임명하는등 신설업체에 중량급인사를 대거 포진한 것은
사업을 조기에 본 궤도에 올려 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낙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