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계의 가격정책이 고가, 중가, 저가제품으로 차별화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5대PC메이커들은 최근 수요부진을 타개하기위해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구사, 업체별로 가격정책의 차별화를 추진, 특정계층을 겨냥한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삼보컴퓨터가 2백60만~3백10만원대의
체인지업PC를 주력제품으로 육성키로 함에따라 5대PC업체의 가격정책이
1고2중2저체제로 개편되고있다.

올가을시즌까지 삼성전자가 고가PC의 대명사였으나 삼보컴퓨터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두회사의 주력제품 가격대가 역전되면서 주력제품의
라인업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관련 삼보컴퓨터는 펜티엄II 2백33MHz CPU(중앙처리장치)를 기반으로
한 최상위기종을 주력제품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실제 판매실적도 기존제품
보다 체인지업PC쪽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삼보의 이같은 제품전략은 2년후 CPU와 마더보드를 교체해주는 획기적인
업그레이드서비스로 고객만족을 극대화해주면 충분히 수요를 이끌어 낼
수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반면 국내시장에서 고가제품의 판매비중이 가장 높았던 삼성전자는
불경기로 위축된 수요를 부추기기위해 1백80만~2백20만원선의 중고가제품인
펜티엄 MMX 1백66MHz와 2백MHz 제품의 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있다.

이는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시장가격 1백60만원이하의 제품판매비중이
지난해에는 60%선이었으나 올들어 3.4분기까지는 80%로 높아지는 소비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LG-IBM도 2백만원선의 펜티엄 MMX 1백66MHz와 2백MHz 제품인 멀티넷
750시리즈를 주력제품으로 삼고 구입후 일정기간후 PC를 되사주는 보상
판매를 실시, 중고가의 가격대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회사는 또 저가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1백50만원선의
기획상품을 별도로 개발, 한정판매하고 있다.

대우통신과 현대전자의 경우 1백50만~1백60만원선의 저가제품의 판매에
힘을 쏟고있다.

대우는 DVD롬 드라이브를 내장한 1백50만원대의 홈PC인 웹스테이션과
1백70만원선인 가전개념의 리모컨PC를 주력제품으로 내세웠다.

현대전자는 시장가격 1백60만~1백80만원선인 펜티엄 MMX 1백66MHz 와
2백MHz CPU를 탑재한 멀티캡마스터 9540시리즈를 주력제품으로 키우고
있으며 1백40~1백60만원선에 팔리고 있는 멀티캡타워를 저가기종으로 내세워
라인업을 갖췄다.

이와함께 국내 메이저PC업체들의 주력제품 가격대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가정용PC의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30만원가량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상품개발도 부가기능을 최소화한 표준형제품개발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그러나 인텔이 내년부터 모든 CPU를 펜티엄II로 대체할
계획인데다 대부분의 메이저PC메이커가 펜티엄II급 제품으로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어서 주력제품의 가격체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처럼 5대 PC메이커들의 차별화된 가격대별 판촉전략이
전반적인 PC시장 불황속에 얼마만큼 효과를 거둘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