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간을 대체할 정도의 고효율 "인공 간"실용화 연구가 급진전되고
있다.

늦어도 2000년까지는 우리고유 모델의 인공 간이 완성돼 각종 원인에 의해
발병한 간부전증 환자의 생명연장은 물론 세계의 인공 간 개발연구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여대 의대 박성수(해부학교실)교수팀은 한국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조직배양법을 이용한 인공 간의 대동물실험을 수행중이다.

박교수팀이 개발중인 인공 간은 간조직배양법을 접목시킨 바이오리액터를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외국의 인공 간은 세포사이의 결합조직을 떼어내 분리한 간세포만으로
바이오리액터를 꾸미는데 비해 박교수팀은 간조직를 그대로 살려 만든
바이오리액터를 접목시킨 것.

생체기관은 원래의 모양과 조직에서만 최적의 기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바이오리액터는 대사과정에서 생긴 독성물질을 중화시켜주는 간과 같이
간부전증 환자의 피를 깨끗이 걸러주는 기능을 하는 인공 간의 핵심장치.

박교수는 간조직을 0.26mm 두께로 절편을 만든 뒤 쌓아 배양하는 기술 및
장치와 관련해 4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중이다.

이 바이오리액터는 6x10의9승개(50~60g정도)의 세포가 들어가는 외국것에
비해 세포수(1.8x10의5승개)는 적지만 효율면에서는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실험결과 입증되고 있다.

박교수팀은 1차로 토끼에 간부전증을 일으킨 뒤 그 혈액을 쥐의 간조직으로
만든 인공 간 바이오리액터로 걸르는 실험을 수행했다.

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구체적인 실험결과는 연말께 공식발표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간부전증 동물모델(약품을 투입했을 때 간부전증이 발생하는
정도와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을 확립했고 실험대상 동물의 각종
혈청학적 지수, 특히 암모니아의 수치가 외국의 인공 간보다 훨씬 좋게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박교수팀은 이어 내년중 인간의 체중과 비슷한 돼지를 이용한 마무리
실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 실험에는 피그릿(몸집이 작은 돼지)의 간조직을 이용한 바이오리액터를
쓴다는 구상이다.

박교수는 "망가진 간기능을 되살리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다른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것이지만 기증되는 간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인공 간이 실용화되면 간을 이식할 때까지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켜 적절한 치료법을 동원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교수는 또 "현재 개발중인 인공 간은 인간에 대한 실험을 거쳐 늦어도
2년이내에 실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