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이 깃든 제품만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성공비결은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입니다"

핫러너시스템을 생산하는 유도실업과 취출로봇을 만드는 유도스타자동화의
유영희(50)사장.

유도실업은 지난 80년 설립해 17년이 지나는 동안 매출액 70억원 국내시장
점유율 70%의 회사로, 92년에 설립한 유도스타 자동화는 매출 1백50억원에
내수점유율 50%의 알찬기업으로 키워냈다.

핫러너는 러너사출기에서 금형의 홀에 이르는 수지의 유로(스프루와 러너)
를 적절히 가열, 수지가 녹아있게 함으로써 스프루와 러너없이 제품만 계속
사출하는 방식이다.

그가 개발에 착수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 생소하던 핫러너시스템은 칫솔에서
부터 화장품케이스에 이르기까지 가정의 모든 플라스틱제품과 자동차금형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신학대학원을 나온 그가 다니던 대우 금호 등 대기업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한후 웃는날보다는 눈물의 세월이 더 길었다.

80년대초만해도 사출시스템은 사출기로 만든 플라스틱제품에 붙어있는
방사연결통로까지 한꺼번에 떼어내는 콜드러너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유사장은 단돈 3백만원으로 핫러너 핵심기술인 자체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실버 코퍼합금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외국논문을 갖다놓고 독학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개발에 성공하고 나서도 결함투성이에다 수요자들이 알아주지 않아 판매도
쉽지 않았다.

문을 닫고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할까도 생각해봤다.

그러던중 84년께 금성통신에서 3백60만원어치의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핫러너를 이용해 이 회사가 수출한 컴퓨터 모니터가 불량판정을
받고 클레임을 받는 바람에 돈도 못받는 경우까지 생겼다.

그러나 이때부터 다시 품질보강에 나섰다.

"사후 AS보다는 고장안나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사업에는 순간적인 반짝이는 아이디어보다 지속적으로 흘리는 땀이 중요
하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됐다는 것이 유사장의 술회다.

이후 88년부터 수주가 본격화되면서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다시 사출기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집어내는 취출로봇 개발을 시작했고
91년 마침내 성공했다.

이제 핫러너는 소니 NEC 제니스 3M 닛산모터 등 전 세계의 기업들에
납품할 정도로 세계최고수준의 기술과 품질을 보유하게 됐다.

로봇부문도 일본의 세계적 메이커인 스타정기와 합작회사를 설립,
스타정기의 모델 그대로 생산한다.

국내판매는 물론 스타정기 상표로 수출도 하지만 로열티는 단 한푼도
지급하지 않는다.

전세계 스타정기 합작법인중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곳은 유도스타뿐
이라고 한다.

유도는 영국 일본 미국 브라질 4곳에 현지판매법인을 설립, 판매하고
나머지 국가는 에이전트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법인중 브라질은 로봇만, 나머지 3개국은 핫러너만 맡고 있다.

세일즈도 한 아이템에만 혼을 담아야 성공한다는게 유사장의 생각이다.

<이창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