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인 보성그룹이 나라종합금융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는 원화와 외화자금난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정부의 종금사에 대한 구조
조정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시점에 종금사 스스로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으로 진행될 종금사 구조조정방향을 가늠할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17일 나라종합금융은 보성인터내셔널과 보성어패럴이 개인대주주인
김중민.중석.중성형제 지분 13.9%(1백48만8천5백82주)와 장내 지분 6.2% 등
20.1%를 매입, 최대주주가 됐다고 발표했다.

보성측은 4백80억원을 들여 김씨 형제 지분을 주당 3만2천2백45원에 매입
했다고 밝혔다.

나라종금은 "종금사가 현재 처한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개인이 대주주로 있는 현재의
지분구조로는 증자에 한계가 있어 개인 대주주와 친분이 있는 기업을 주주로
영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구책으로 경영권을 넘겼다는 얘기다.

보성측은 "나라종금은 기아그룹 여신을 제외하곤 부실여신이 거의 없어
건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달전부터 M&A를 협의한 끝에 향후 종금사의
수익성이 좋을 것라는 판단에 따라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보성은 나라종금의 현경영진을 재선임할 것이라며 영업방향에만 관여
하겠다는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보성은 또 빠른시일내에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스톡옵션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금융전문가 양성에 적극 투자, 나라종금을 최고의 금융기관으로 성장
시키겠다고 밝혔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