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을 비롯 이상수 김민석 의원 등은 이상득
재경위원장실에 일찍 나와 취재진들로부터 "어떻게 처리할거냐"는 질문공세를
받고 "13개법안중 11개는 의결한다는 입장"이라며 정부와 신한국당의
무책임성을 공박.

김의장은 특히 "급하니까 빨리 처리해달라고 하는데 관련법의 시행일은
내년4월1일이 아니냐"며 "통과돼도 현정부의 임기가 끝난뒤에 시행된다는
점에 유의해달라"고 국민회의 집권시 재개정가능성을 시사.

<>.오후 2시 예정이었던 전체회의는 때마침 실시된 민방위훈련때문에
30분가량 늦게 개회, 법인세법을 비롯한 비금융개혁관련법안을 처리.

일부 법안에 대해 야당측이 반대토론을 요구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국정감사결과보고까지는 그럭저럭 차질없이 진행.

이위원장은 오후 3시께 한은법 상정을 시도했으나 신한국당과 민주당의원의
자리이탈로 출석의원수가 10명에 불과, 의사정족수를 채울 수 없어 갑자기
정회를 선포.

국민회의 자민련의원들은 날치기를 우려한 듯 "상정도 않고 정회하는 법이
어디있느냐"고 거세게 항의.

국민회의 김원길의원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선대위 회의관계로 우리는
갑니다"며 야당의원들의 퇴장을 유도.

<>.신한국당의원들의 불참으로 정회되자 재경원측은 "여당없는 설움"을
토로했으나 신한국당의원들은 "여당도 아닌데 정부에 절대적으로 협조하고
있는데 정부측이 왜 불만이냐"고 일축.

회의는 오후 4시를 넘기고도 속개되지 않자 "오늘 밤늦게까지 처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재경원과 신한국당의원들사이에 비등.

<>.오후 5시께 도착한 신한국당 손학규의원 등 신한국당의원과 민주당
제정구 이중재의원 등 "찬성파"는 재경위 소회의실에서 강경식부총리와
함께 대책회의를 가진 뒤 전체회의장에 15분께 입장.

야당의원들도 위원장실에 문을 걸어잠근채 대책회의를 갖고 표결지연전략을
숙의.

<>.야당의원들은 대책회의끝에 서청원 차수명의원을 교체한 이상현 손학규
의원이 "부정선수"라며 5시30분께 퇴장을 결의.

야당측은 두 의원의 경우 교체사실을 통보받은 사실이 없는만큼 자격에
문제가 있다며 "찬성파가 의사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원칙에따라 퇴장한다고 설명.

<>.찬성파들은 오후 6시 대책회의를 마친뒤 회의를 속개.

이위원장은 "신한국당이 차수명간사를 대신해 김인영 의원을 간사로
추천했고 사임한 차간사대신 14대 재무위원을 지낸 손학규의원,
김정수 의원 대신 김광운 의원을 보임한다"며 야당측의 자격시비를 원천봉쇄
하기위한 절차를 강행.

<>이상득 위원장은 이날 밤 회의시작에 앞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측 간사인
정세균 김범명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회의속개를 위한 간사협의를 요청.

김의원은 이를 거절했으나 정의원은 재경위원장실로 와 "오늘 표결에는
협조할 수 없으나 17일에는 표결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

이에 대해 신한국당측은 "문서로 보장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정의원은
"그럴수 없다"고 일축.

이에따라 신한국당가 민주당의원들은 장시간 자체회의를 거듭하며
독자처리 여부문제를 숙의.

<>이위원장과 강부총리는 위원장실에서 국민회의 정세균 의원에 대해
집요한 설득전을 폈으나 정의원이 주말 총무선 접촉을 통해 입장을
조율하면 17일 오전 9시30분 전체회의를 열어 13개법안을 일괄처리하는데
협조해 줄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

이들은 자민련 김범명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

그러나 밤 11시10분께까지 야당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자 이위원장은
신한국당 민주당의원만으로 회의를 속개, "의원여러분, 공무원, 언론인들에게
죄송하다"며 17일 오전 회의일정을 알린뒤 산회를 선포.

강부총리는 최종타결시도가 수포로 돌아가자 위원장실을 나오며 굳은
표정으로 "정치가 뭔지"를 연발했고 이위원장은 회의 장안을 돌며
"미안하다"고 인사.

<허귀식.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