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에도 불구, 줄어들던 해외여행객들의 씀씀이는 오히려 증가세로
돌아서 여행수지 적자가 분기별 실적으로는 처음으로 10억달러(약 1조원)를
넘어서는 등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해외여행을 떠난 우리나라
사람은 3백4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가 감소했으나 이들이
해외에서 소비한 외화는 58억3천6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가
증가했다.

우리나라 해외여행자들이 외국에서 소비한 외화는 이 기간중 1인당
1천6백82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6백7달러에 비해 75달러가 늘어났다.

해외여행객들의 씀씀이는 지난 95년 1인당 1천6백60달러로 피크를 이룬뒤
지난해 1천6백9달러로 감소,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
했으나 올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중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3백5만5천명
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가 증가했으나 이들이 국내에서 소비한
외화는 33억7천6백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오히려 9.1%가 감소하면서 이들의
1인당 국내 외화소비액도 1천1백5달러로 작년동기보다 2백70달러가 줄었다.

이에 따라 여행수지 적자액은 24억6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6.4%가
늘어나는 급증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연간 적자액 26억3백만달러에
1억4천3백만달러 차이로 육박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 포함된 3.4분기의 경우는 해외여행자 수는
1백17만4천명으로 작년동기보다 10.8% 감소했으나 외화소비는 4.1%가 늘어난
21억4천2백만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중 외국인 관광객은 1백16만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가 증가했으나 외화소비액은 11억3천4백만달러로 10.4%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3.4분기중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이 1인당 소비한 외화는 작년
동기보다 2백62달러가 늘어난 1천8백25달러에 달했고 외국인들은 3백98달러
가 줄어든 9백73달러에 그쳐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의 씀씀이가 휴가철에는
외국인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수지 적자는 3.4분기중 10억6백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7.0%가 증가
하면서 분기실적으로는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같은 적자규모는 여행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91년의 연간
적자규모인 3억5천8백만달러의 2.8배에 이르는 것이며 지난 94, 95년의 연간
적자규모인 11억7천만달러와 11억9천만달러에 육박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