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천원시대.

기업들의 해외비즈니스 풍속이 급변하고 있다.

기업들마다 해외씀씀이를 줄이고 해외로 보내는 인력과 현지에서 보내는
시간을 단축하기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다 짜내고 있다.

크고 거창한 전략들은 환율이 이미 동원할만큼 했고 이제는 "작은 자투리
아이디어"를 모으는데 총력전을 펴고있다.

(주)코오롱은 해외지출을 줄이면서 업무효율을 높이기위해 해외출장을
갈때 반드시 일요일에 출발하도록 내부규정으로 못박았다.

해외에서 낭비하는시간을 줄이게되면 곧 달러를 아끼게된다는 발상인
것이다.

(주)대우는 "세계화경영"분위기를 틈타 임직원들의 해외출장이 너무 잦은
폐단이 생길수있다고 보고 본사직원의 해외출장과 지사직원들의 서울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로했다.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해외출장자들은 주로 밤에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고
낮에는 비즈니스를 하는 형태로 출장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있다.

또 다른 종합상사는 2인 출장때 예전에는 각각 호텔비를 지급하던 것을
실비정산토록 지침을 바꿨다.

한 사람의 호텔비를 줄여 개인적으로 유용할수있는 여지를 막아버리겠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

노트북을 지참하고 해외출장을 가는 것은 고환율시대 해외통신비를
절약하기위한 아이디어.

(주)대우 삼성물산 등은 인트라넷을 도입해 세계 어느곳을 가든 노트북을
통해 본사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따라서 호텔에서 비싼 통신비를 물어가며 국제전화를 쓸필요가 없게 됐다.

출장비를 현찰로 지급하던 관행을 고쳐 여행자수표를 이용토록 하는
상사들도 늘고있다.

씀씀이를 사전에 파악해 해외에서 출장자들이 충동구매를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직원들이 출장후 흔히 방치하기쉬운 달러 코인(동전)까지 모아
환전하도록하는 캠페인을 벌이고있다.

이 회사는 출장때 선물안사오기운동도 펴고있다.

삼성은 해외지사씀씀이도 절약하기위해 분기에 한차례씩해오던
해외경비분석을 매달 실시하기로했다.

해외운송요금을 줄이기위해 임원들까지 해외출장을 갈때 본사에서 지사로
보내는 서류나 물품을 운반하도록하는 회사들도 늘고있다.

대한항공은 임원출장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직원동반을 일체금지
시키고있다.

LG전자는 그동안 해외장기파견의 경우 부모와 처부모까지 동반할수있도록
경비지원을 해주었으나 앞으로는 처와 미혼자녀 이외의 동반가족에 대해선
지원 않기로했다.

<이동우.이익원.채자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