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의 O-157균 파동이후 식품위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 중소식품회사가 위생1백%에 도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있다.

국내김밥제조업체중 위생시설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탑슬은
올해 총매출이 40억원에 불과한 중소식품회사다.

그러나 이회사가 위생설비에 투자한 금액은 매출액의 25%인 10억원이다.

지난 4년간 김밥 피자등 60개품목의 식품을 만들어 온 이 회사는 과다한
위생투자로 총 15억원의 누적적자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같은 위생투자는 결실을 거두었다.

올해 국내최초로 김밥을 20시간동안 유통시켜도 좋다는 인가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정부는 세균번식기간을 감안해 그동안 7시간으로 제한해온 김밥유통기간을
위생처리가 우수한 회사에 한해 이를 최대 20시간으로 늘렸다.

유통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탑슬은 판로가 열리게 됐다.

먼저 대형편의점인 훼미리마트에 깔리는 모든 김밥은 탑슬에서 공급하기로
했다.

또 신라호텔의 도시락김밥도 여기서 만든다.

이 여세를 몰아 김밥만이 아니라 훼미리마트에 덧밥 자장덧밥 스파게티도
공급하기로 했다.

김밥은 위생이 보장되다보니 다른 편의점에서 달라고 나서고 있다.

위생시설하나로 판로를 개척한 탑슬의 홍춘섭 사장은 "처음에는 주부나
할머니등 김밥제조과정에 투입된 근로자들이 손만 깨끗하면 위생적이라고
생각해 공장에 마구 드나들고 그러다보니 미세균이 번식하는등 위생에 문제가
생겼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밝혔다.

그래서 그는 아예 알콜로 손을 씻기전에는 공장문이 열리지 않게 했고
전기알콜세족기를 통과해야만 공장으로 갈수있도록 출입문도 바꾸었다.

그래서 탑슬은 반도체공장을 들어가는 기분이 들정도로 공장위생통제가
엄격하다.

홍사장은 "부친이 소독제을 만드는 유한락스를 창업한 탓에 일찍부터
위생에 대해 선구적인 시각을 갖출수 있었다"며 "앞으로 생활패턴변화에
맞추어 반찬류등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