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판로를 바탕으로 대외신인도가 높은편인 대기업협력중소업체들이
최근들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외부자금조달원으로 추가담보제공 등을 요구하는 은행을 기피하는
대신 사채이용을 늘려가고 있어 금융비용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1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박상희)에 따르면 최근 수탁기업체협의회
에 가입하고 있는 2백4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동향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76.8%, 특히 30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은 82.2%가 상반기에 비해
자금사정이 악화 또는 매우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자금조달상의 최대애로로 55.3%가 금융기관의 추가담보제공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신규대출 일부중단(13.2%), 대출금만기연장불허 매출채권
현금화지연(각각 8.1%), 대출금조기회수(7.6%) 등을 꼽았다.

특히 종업원 20인 이하 영세기업은 69.1%가 자금조달의 애로로 "추가담보
제공요구"를 첫 순서로 꼽았다.

이같은 은행이용의 어려움을 반영, 이들의 외부자금차입에서 차지하는
사채의 비중이 11.6%로 상반기보다 4.1%포인트 높아진 대신 은행차입은
상반기의 86%에서 81.2%로 4.8%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종업원 20인이하 기업은 은행차입비중이 79.7%에서 74%로 낮아진
반면 사채조달은 11.7%에서 16.3%로 증가, 소기업일수록 고금리사채의존비중
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납품대금회수방법에 대한 조사에서는 현금결제가 14.6%에서 14.3%로,
어음결제는 77.1%에서 73.7%로 각각 감소한 반면 외상판매비중은 8.3%에서
12.0%로 높아졌다.

10대계열기업 협력업체는 외상판매대금비중이 8.2%에서 14.6%로 급증했다.

이밖에 어음 평균결제일은 76일에서 83.1일로 늘어났으며 중소협력업체의
21.4%는 한번이상 부도위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 이창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